부천서 가스충전소 폭발…소방관등 54명 부상

  • 입력 1998년 9월 12일 06시 51분


11일 오후 2시14분경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 가스충전소 ‘대성에너지’(대표 유삼진·56)에서 LP가스가 폭발, 큰 불이 나 54명의 부상자와 22억8천만원(경찰추산)의 재산 피해를 낸 뒤 4시간만에 진화됐다.

이날 현장에서 10㎞나 떨어진 곳에서도 폭음이 들리고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 것이 보였다. 이 때문에 현장주변 주민들이 폭음과 진동 화염 때문에 공포에 떨었고 가스충전소 옆 코스모셀프세차장과 대원냉동 등 8개 건물이 완전히 부서지고 차량 50여대가 불에 탔다.

이번 사고는 도심에 위치한 위험시설물인 가스충전소에 대한 안전관리와 점검이 평소 소홀한데다 종업원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부족해 빚어진 인재(人災)로 분석되고 있다. 발생목격자 정원택씨(49)는 “탱크로리에 연결된 호스에서 갑자기 ‘치익’하는 가스가 새는 소리가 났으며 곧이어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충전소 앞마당에 있던 15t 탱크로리 차량 2대가 폭발하며 30m 상공으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22명과 충전소 직원, 구경하던 행인 등 5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인근 늘푸른병원과 대성병원 한강성심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상이었다. 충전소 주위에 세워둔 승용차 50여대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고 건너편 2백여m 지점까지 불에 탄 자동차 파편이 날아가고 가로수가 불에 탔다. 한편 7차례나 연쇄 폭발이 이어지는 바람에 주민 2천여명이긴급 대피하고 경인고속도로에서부천 시내로 진입하는램프가 통제돼 일대 교통이 밤늦게까지 큰혼잡을 빚었다. 진화경찰은 화재 발생 6분만인 오후 2시20분경 부천과 서울 경기 일대 소방차 1백2대와 헬기 5대 등 화재진압장비 및 소방관 3백7명 등 모두 1천65명을 투입, 진화 작업을 벌였다.사고원인가스안전공사 김외곤(金外坤)사고조사처장은 “탱크로리에서 지하 1m 지점에 매설된 저장 탱크로 가스를 옮기다 작동 부주의로 빠진 연결 호스가 압력 때문에 요동치다가 호스 끝의 금속 밸브와 지면이 마찰하면서 일어난 불꽃 때문에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스충전소의 안전점검을 했던 가스안전공사 경기지사 서부출장소 문경수 시설검사과장(35) 등 5명을 소환,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종희·이 훈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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