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일민국제관계원장이 본 「DJ특강」]

  • 입력 1998년 7월 1일 07시 33분


고려대교수이자 일민(一民)국제관계원장인 한승주(韓昇洲)전외무장관은 30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인촌기념강좌 특별강연을 들은 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형식적인 대화보다는 실질적인 교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라며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한전외무장관과의 문답 요지.

―김대통령의 특강을 총평한다면….

“국민이 현 정부의 정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특성으로 문화의 재창조능력과 교육열 등 네가지를 꼽은 것은 새로운 시각이다.”

―김대통령은 지금은 민족주의시대가 아니라 세계주의시대라고 했는데….

“경제적 측면에서는 타당하다. 그러나 민족주의는 정치이념적인 측면이 강하다. 특히 동유럽이나 아시아에서는 그렇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론에 대한 견해는….

“지금 우리에게는 아주 적절하고 대외적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이론이다. 그러나 초기 성장과정에 있는 다른 나라에도 합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국제관계를 고려할 때 이를 대외적으로 너무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다.”

―대북 햇볕론과 대북 3원칙에 대해서는….

“문제는 3원칙이 서로 충돌할 경우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문제다. 특히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는 너무 낙관적이다. 북한정권의 성격상 우리의 햇볕 제스처에 방어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개방에 위기를 느낄 경우 오히려 한국내 보수강경파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할 수도 있다.”

―김대통령이 제시한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비전은….

“내년까지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얘기는 너무 낙관적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은행의 퇴출은 개혁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한 것은 앞으로 올 어려움, 특히 실업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당부하는 것으로 매우 용기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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