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잠깐만]임지섭/친지만모여 썰렁…외화내빈 아닐까

  • 입력 1998년 6월 25일 07시 17분


[카네기홀 한국인음악회]

얼마전 미국 뉴욕을 여행하던중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와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한국인 성악가가 카네기홀에서 음악회를 갖는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 친구는 한번도 한국인 음악가의 연주회에 참석해 보지 못한 한인교포였다.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 음악가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음악회에 갔을 때 너무 좋았다는 기억을 전하면서 이 성악가의 음악회에 가자고 제안했다. 기대에 부풀어 친구와 함께 카네기홀을 찾았다. 시작 20분전 겨우 도착하는 바람에 늦지 않았을까 우려하며 음악회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왠지 텅빈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어느 조그만 한국의 음악회같은 분위기였다. 당사자를 모르는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다. 그때 그곳에 있던 사람은 전체 좌석의 10∼15%에 불과했다. 비발디의 곡으로 한국 모대학 부교수로 있는 성악가 J씨가 노래를 시작했다. 첫곡이 끝나기전 친구는 “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위한 음악회라면 교회나 성당의 조그만 데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니”라고 했다. 대답할 말이 없었다. 글쎄…. 몇번의 음악회를 어디에서 가졌다는 것이 중요해서인가.

임지섭(jx125@po.cwr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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