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납치기도]오순열씨 운전사통해 처음 만나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를 한낮 대로에서 납치하려고 한 오순열(54)씨의 범행동기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철씨는 경찰조사에서 오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며 자세한 진술을 회피했다. 현철씨는 경찰조사에서 “오씨를 한두번 만났지만 무슨 일로 만났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는 또 경찰에 사건을 신고하면서 처음에는 오씨 등이 마치 운전사인 연재광씨(44)만 납치하려 한 것처럼 진술하는 등 실제 상황을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오씨의 부인 유인숙(48·인천 남구 주안동)씨는 사건발생후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10년여전부터 알게 된 사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씨는 “남편이 평소 알고 있던 현철씨의 운전사 연씨를 통해 87년 대선전에 현철씨를 알게 됐고 92년 대선때 노점상을 하면서 모아온 연립주택과 청과물가게를 팔아 2억원이나 썼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그러나 “대선이후 집권기에 아무 대가도 없었으며 현철씨로부터 연락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남편이 김영삼대통령의 취임이후 청와대도 한번 찾아가고 현철씨 집에 계속 전화와 편지를 보내 면담을 시도했으나 현철씨가 피하는 통에 거의 만나지 못했다”며 “어렵사리 연락된 현철씨가 내게도 ‘사과의 뜻으로 상가 가게만큼은 되찾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철씨에게 2억원의 헌금을 제공하고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 원한을 갖게 된 오씨가 현철씨의 납치를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철씨가 오씨와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밝히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오씨가 검거된 뒤에라야 헌금여부와 정확한 납치동기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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