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직원들 「새」와의 전쟁…국내 충돌사고 작년 22건

  • 입력 1998년 1월 22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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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도심 주택가에서 발생한 MD500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비둘기가 지목되자 공항주변의 새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공항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비행중인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새떼는 적의 대공미사일 만큼이나 무서운 존재. 새들이 엔진에 빨려들어가 냉각날개와 덮개를 파손해 화재를 일으키거나 조종석 유리창에 부딪쳐 조종사가 실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의 무게가 1.8㎏일 경우 시속 9백60㎞로 나는 항공기와 부딪치면 64t 무게의 충격을 준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95년 9월 미국 알래스카 엘멘돌프공항에서 이륙하던 미공군의 최첨단 조기경보기(AWACS)가 거위 한마리 때문에 추락, 승무원 22명이 사망한 ‘믿기 어려운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년도보다 30%가량 늘어난 66건의 조류충돌사고를 냈다. 이 가운데 국내 공항 주변에서 일어난 사고가 42건을 차지, 공항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국내 공항들도 폭음을 내는 발사기와 경보기를 이 착륙장 주변에 설치하고 항공방제를 통해 새들의 서식지를 아예 없애 버리는 작업도 벌여왔다. 그러나 새들이 자신들을 놀라게하는 기계적인 소리에 내성이 생긴데다 조류보호론자들의 반발에 부닥쳐 ‘극단의 박멸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 〈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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