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한국부인회, 정성모아 1만달러 本社에 기탁

  • 입력 1998년 1월 14일 19시 42분


‘지금이 바로 우리의 조그만 힘이라도 보탤 때가 아닌가요.’ 지구 반대편 중남미(中南美)의 작은 나라인 코스타리카에 살고 있는 한국여인들이 13일 고국이 겪고 있는 어려운 경제사정에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게 해달라고 1만달러(약 1천7백만원)의 성금을 동아일보사에 보내왔다. 작지 않은 정성을 보내 온 주인공은 현지 한국부인회. 95년 11월 만들어진 이 모임은 김승영(金昇永)코스타리카대사의 부인 이강원(李康媛)씨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사관직원 부인 3명과 교민부인 18명 등 21명으로 구성된 ‘미니모임’. 이들은 성금을 동봉한 편지에서 ‘외환보유고의 부족으로 인한 고국의 여러가지 우울한 소식을 접하고 기금 마련을 생각했다’며 월례모임때 회원들이 내는 10달러씩의 회비와 자선바자를 통해 성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각 가정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가져와 회원들사이에 ‘미니바자’도 열었고 좋은 음악이나 비디오테이프를 복사해 판매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기금을 만들었다는 것. 이들은 ‘이 1만달러 속에는 우리 회원들의 간절한 피와 땀이 섞여 흐르고 있다’며 ‘이번 일로 주위에 한국여인들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준 것 같아 흐뭇하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편지는 이어 ‘가능하면 이번 일이 널리 알려져 다른 지역에서도 호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편지 말미에 ‘구체적으로 이 성금을 어디에, 누구에게 쓰여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론을 얻지 못했다’며 ‘동아일보사가 판단해 뜻있게 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부인회는 지난해 5월 호세 휘게레스 코스타리카대통령의 영부인 호세테 휘게레스가 주도하고 있는 ‘가정폭력 희생자돕기’운동에 동참, 희생자 수용건물내에 6천달러 상당의 어린이놀이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동아일보사는 외화난 극복에 일조한다는 차원에서 이 성금으로 외화표시 채권을 구입한 뒤 정부에 헌납하거나 공익단체에 기탁할 방침이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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