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 『중앙일보 이회창 지원…경선전략 문건작성』

대선전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 중앙일간지가 특정후보의 선거전략에 조직적으로 조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신당의 김충근(金忠根)대변인은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일보가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의 선거참모 역할을 자행하면서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 죽이기에 앞장서왔다』며 익명의 제보자가 우편으로 보내왔다는 문건을 공개했다. 김대변인이 공개한 「이회창 경선전략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는 『김윤환 의존에서는 탈피하는 모습보여야. 자칫 큰 빚 질 수도. 오히려 이한동 등 민정계 주류 인정필요. 경선에서 좋은 이미지 얻은 최병렬을 적극 활용…」 등의 내용과 이회창후보의 이미지 개선책 등이 상세하게 기재돼 있다. A4용지 5장으로 돼있는 이 문건에는 또 제보자가 작성한 「중앙일보 편집국〓이회창후보 선거참모부」라는 제목의 별도 문건이 첨부돼 있으며 그 중에는 『중앙일보 정치부기자가 작성해 편집국 간부와 신한국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별도 문건에는 또 『7월24일자로 작성된 이 문건은 중앙일보 컴퓨터단말기에 여전히 보관돼 있으며 중앙일보 편집국 간부는 이밖에도 신한국당 경선이후 약10회에 걸쳐 이회창후보 조언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토록 해 사용해왔으나 컴퓨터단말기에서는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민신당의 김대변인은 『「이회창편들기 이인제죽이기」의 전모를 국민과 우리 당에 분명히 밝히고 공개사과하라』고 중앙일보측에 요구했다. 국민회의의 장성민(張誠珉)부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공정한 보도와 중립적인 태도 견지를 생명으로 삼아야 할 언론의 근본기능을 파괴한 행위이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들을 농락한 파렴치한 행위』라며 중앙일보 관계자들에게 언론계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장부대변인은 이어 『이회창후보와 재벌기업이 운영한 언론사와의 결탁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작정치로 언론인들까지 줄세우기에 동원한 이회창후보는 전 언론인에게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짜로 발행된 한국기자협회 기관지인 「기자협회보」도 이 사건을 1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한편 중앙일보의 이수근(李秀根)정치부장은 『유출된 문건은 중앙일보 정치부가 정례적으로 하는 정보보고』라면서 『문제의 정보보고는 정치부의 국회반장이 이회창후보 진영에서 경선과 관련해 작성한 자체분석, 향후 대책 등에 관한 사항을 종합한 것으로 유출자의 주장은 모두 날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