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교수 간첩사건]기간시설 보안 구멍

  • 입력 1997년 11월 21일 07시 46분


북한의 지령에 따라 국가기간시설인 철도와 지하철에 침투, 34년이나 암약해온 전서울지하철공사 동작설비분소장 심정웅(沈政雄·55)은 유사시 지하철의 핵심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심은 9월 이후 남파간첩 최정남을 네차례 만나 『지하철은 지하수를 관리하는 집수정과 전기를 관리하는 변전실로 구성돼 있다』며 『서울지하철공사 산하 1,2,3,4호선은 백개의 집수정과 십개의 변전실이 있는데 집수정에 설치된 장치를 파괴하면 지하철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심은 또 『역 등 3곳에 있는 배전반과 지하펌프 기반 시설을 파괴하면 지하철의 전기가 끊기고 지하철 안의 물을 퍼낼 수 없어지하철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면서 『나 혼자서는 모두 마비시키기 힘들지만 북에서 지원인력을 보내주면 가능하다』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공사측은 집수정과 변전실은 고장이 나더라도 지하철 운행에 다소 장애를 초래할 수는 있지만 전면 운행중단 등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심의 말대로 북한의 지원을 받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지하철 시설에 대한 파괴가 이뤄지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지하철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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