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도 포르노가 있다」 「시원한 맥주 뜨거운 광고」.
저항의식이 담긴 대학문화만을 고집하던 상아탑안에서 「랄랄라」춤과 패션쇼가 벌어지는 대중문화 축제가 열린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22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97 정기 고연전」(연세대 주관)기간중에 영화감독 배우 연극제작자 등을 캠퍼스로 초청, 한국의 영화 광고 연극 등의 제작 과정에 관해 대화 모임을 갖는다. 초청대상자는 영화 「학생부군신위」의 박철수 감독, 「OB라거」광고모델 박중훈, 연극제작자인 명계남 김명곤, 배우 최종원씨 등.
24일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진행되는 영화제에서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동틀 때까지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데드 얼라이브」 등 총 8편의 영화가 잇달아 상영된다. 연인끼리, 술에 취한 친구끼리 「우리가 영화인지, 영화가 우리인지」 구분 못할 때까지 영화를 보자는 취지.
연세대생들은 대중문화를 단순히 보고 이야기하는데 그치지 말고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 영화배우와 함께 랄랄라춤을 추고 패션쇼와 함께 일상복을 이용한 「알뜰 코디강좌」도 개최한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이 기간중에 교내에서 록그룹공연 영화제 언더그라운드 가수공연 만화전시회 등을 마련, 학생들이 다양한 형식의 대중문화를 접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의 선동적인 행사 위주에서 탈피해 보자는 취지.
대중문화평론가 김창남씨(성공회대 교수)는 『90년대 들어 저항의식과 정치적 이념을 담고 있는 80년대식 대학문화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며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통해 대학문화의 정체성을 새롭게 모색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