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사건 4차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金己燮(김기섭) 朴泰重(박태중)씨는 현철씨의 혐의를 입증하려는 검찰측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며 현철씨 보호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좌(左)태중 우(右)기섭으로 불리는 두 피고인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 3차공판에서 검찰주장을 대부분 시인한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 등 현철씨에게 줄을 댄 동문들의 태도와는 크게 대조적인 것.
김씨는 이날 『돈의 출처가 드러나면 현철씨가 곤란해질 것을 우려해 스스로 돈세탁을 했고 이 사실을 현철씨에게 말하거나 상의한 적이 없다』며 현철씨의 조세포탈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또 『이성호씨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와 전직 대통령 비자금사건으로 기소된 이씨의 아버지 李鍵(이건)씨에 대한 선처 부탁도 직접 이씨에게서 듣고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金俊鎬(김준호)검사가 『무슨 이유인지 현철씨 부분은 계속 피하려고 하는데…』라고 추궁했지만 김씨는 『이성호를 믿느냐 나를 믿느냐인데…』라며 검찰에 협조한 이씨를 공격했다.
이어 증인으로 나온 박씨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검찰에서 한 말은 추측에 따른 것』이라고 우기다 검찰이 증거를 제시하며 질책하자 마지못해 후퇴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 93년 자신과 현철씨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신한종금 소송자료와 관련, 『검찰기록에는 내가 현철씨에게서 서류를 넘겨 받은 것으로 돼있지만 순전히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검찰측이 자신의 필적이 담긴 서류봉투를 보여주며 『추측이든 아니든 검찰에서 그렇게 말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다그치자 『그렇게 진술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李勳圭(이훈규)검사는 『명색이 최측근들인데 사실을 대놓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