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수감자 잇단 병원신세,일반인들 『꾀병』눈총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10분


대형 비리사건으로 구속된 거물급 수감자들이 병원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꾀병」이나 「특혜」로 비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보사건으로 구속된 金佑錫(김우석) 전 내무장관이 지난달말 지병악화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데 이어 신한국당 鄭在哲(정재철)의원도 지난 11일 병원으로 옮겨졌다. 黃秉泰(황병태)의원은 심장병수술을 받고 지난 5일 구속집행정지결정으로 풀려났다.

수감 2개월째를 맞고 있는 金賢哲(김현철)씨도 발가락 수술과 장염 등으로 고생중이며 金己燮(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안면근육경련증 악화로 외부병원에 통원치료를 다니고 있다.

12.12 및 5.18사건 관련자들도 편치않기는 마찬가지. 車圭憲(차규헌) 黃永時(황영시)씨는 각각 신경증세와 대장암수술 후유증으로,李熺性(이희성)전계엄사령관은 지병으로 고전중이라는 것이 변호사들의 전언.

이들이 구치소에서 고전하는 1차적인 이유는 구치소의 열악한 환경 때문. 한보사건 피고인의 한 변호인은 『구치소는 사방이 시멘트로 둘러싸여 한여름에는 복사열 때문에 체감온도가 40도가 넘는다』며 『몸이 허약한 사람은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기섭씨의 경우처럼 특이한 질병이 있는 수감자들은 구치소에 적절한 의료인력과 시설이 없어 외부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마음의 병」. 법무부 관계자는 『정치적 사건으로 수감된 사람들은 대부분 억울하다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지병이 악화하고 없는 병도 생기는 것 같다』며 『잘못을 뉘우치는 일반 수감자들은 규칙적인 생활로 오히려 건강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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