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씨『대가 바라고 줬다』…현철씨에 준 17억

  • 입력 1997년 7월 9일 07시 46분


전 대호건설 사장 李晟豪(이성호)씨는 자신이 매달 5천만원씩 金賢哲(김현철)씨에게 준 17억원이 전액 청탁과 관련된 대가성이 있는 돈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철씨는 이씨에게 맡겼다가 현금으로 돌려받은 50억원을 지난해 4.11총선과 관련해 여론조사비용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金己燮(김기섭)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이성호씨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씨는 『현철씨가 나에게 맡긴 50억원중 30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20억원은 이자가 월 1%도 안되는 증권계좌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자가 나올 수 없었으며 청탁을 위해 전액 나의 부담으로 준 대가성 있는 돈이었다』고 진술했다. 현철씨는 지난 7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이전사장에게서 매달 받은 5천만원은 50억원을 맡긴데 대한 이자 또는 활동비』라고 주장했다. 김전차장은 『지난해 1월 이성호씨에게 맡겨놓았던 (대선자금 잔여금)50억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이중 20억원을 성균관대 金元用(김원용)교수에게 여론조사를 위한 컴퓨터 장비구입 비용 등으로 주었으며 나머지 30억원은 지난해 2월부터 4.11총선 직전까지 현철씨에게 10억원씩 세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김전차장은 또 『이와 별도로 이성호씨에게 맡겨놓았던 25억원도 95년 8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리버사이드호텔 주차장에서 5억원씩 다섯차례에 걸쳐 받아 이를 김교수에게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주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철씨가 지난 92년 대선 이후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진 대선자금 잔여금 1백20억원 가운데 70여억원은 지난해 4.11총선과 관련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철씨는 자신이 김전차장에게서 4.11총선 직전 받은 3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 『전액을 김원용교수에게 여론조사비용으로 지급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성호씨는 현철씨가 자신에게서 돈을 받은 대가로 △50억원이 입금된 차명계좌에 대한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 중단 △서초케이블TV 사업자 선정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호건설 하도급관련 조사무마 등에 도움을 주었다고 진술했다. 〈양기대·이수형·하종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