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장마철 폐수 『몸살』…주민들 악취 고통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41분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내 일부 업체들이 장마철을 틈 타 폐수를 시화호에 몰래 버리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27일 시화호로 유입되는 대광기계 앞 하천에는 기름이 뜬 시커먼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또 하천 바닥에는 화공약품 찌꺼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 2㎞가량 떨어진 한수철강 앞 하천도 마찬가지 상태로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겼다. 시화지구 주민들은 시화호에서 악취가 나고 대기오염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무더위에도 창문을 닫아야 하는 고통을 참고 있다. 공단 부근의 가게주인 김모씨(44·여)는 『비가 많이 오는 날은 하천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는데도 평소보다 화공약품 냄새가 더욱 심하게 난다』고 말했다. 시흥시 정왕동 시화대성학원 李正吉(이정길·42)원장은 『26일 밤에는 수강생 1백여명이 속이 메스꺼울 정도의 악취를 견디기 어려웠지만 문을 열어 놓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한강환경관리청 朴雲緖(박운서·52)지도과장은 『영세업체들이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장마때가 되면 폐수를 마구 버리고 있다』며 『20명의 단속인력으로 시화 반월 구로 향남 포승공단의 3천여 업체를 관장해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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