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자치 2년평가/정보화]「마인드」부족…느린 발걸음

  • 입력 1997년 6월 15일 08시 21분


《정보화는 궁극적으로 시민이 원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효율적인 기반을 마련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동아일보와 서울대행정대학원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수도권 10개도시 「민선자치 2년 평가」에서 정보화 부문은 다른 부문에 비해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수도권 10개 도시는 정보화에 대한 예산과 인력을 늘리고는 있었지만 민간이나 다른 공공부문에 비해 속도가 느려 행정정보화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정보화관련 사업이 주요사업에 포함되지 않고 있었으며 민선 이전에 마련해 놓은 틀 속에서 큰 변화없이 전산 통신장비의 확충, 공무원 전산교육, 전산업무 개발 등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정보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수원시의 경우 전국 최초로 지난 93년 전산담당관제를 신설, 현재 30명이나 되는 적잖은 전산직 인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보였다. 공무원들이 전자문서 교환이나 전자우편을 이용한 업무환경을 마련하고 있었으며 수도권 도시중 가장 먼저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했다. 2위 부천시와 3위 광명시는 시장이 직접 PC를 사용하는 한편 공무원들의 정보화 능력을 인사에 반영해 직원들이 정보화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한 점이 눈에 띄었다. 부천시는 지역내의 대학과 협력관계를 통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공무원 교육에 많은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터치스크린으로 민원을 접수하고 이것을 다시 주전산기와 연결, 자동으로 자료를 경신함으로써 안내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광명시는 제한된 인원과 예산 가운데서도 외부지원을 끌어들여 정보통신부의 지원 아래 재정통합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안산시는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발급이나 전화 민원접수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민원인의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비교적 일찍이 그룹웨어를 도입한 군포시는 공무원들의 컴퓨터 사용수준이 다른 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안양시도 정보통신과 내에 전산개발계 전산통계계 통신계를 두고 전산개발인력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었다. 전체 보유 PC 2백31대중 1백20대를 서로 연결한 의정부시는 지역정보 제공에 신흥전문대가 주도하는 의양텔을 활용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고양시는 시장이 정보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예산지원도 타시에 비해 풍족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는 눈에 띄지않았다. 용인시는 PC 보급률이 공무원 1.5인당 1대꼴로 가장 높았다. 성남시는 민원실에 행정정보자료실을 설치한 점이라든지 지리정보시스템(GIS)구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처럼 수도권 도시들의 정보화 수준은 대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산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PC통신 인터넷을 통해 시정현황을 홍보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의 시에서 펜티엄급 PC의 수를 늘리고 있는 추세였지만 이를 쓸모있게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구입 등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나마 장비용량의 일부만 사용하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업무전산화는 세무 민원 인사관리 등 행정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상위직의 의사결정을 위한 통계 등을 제공하는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은 구축돼 있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전자문서 전자우편 전자결재 등의 정보화 수준은 각 시의 홍보와는 달리 이용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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