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인터뷰]김기수총장『김현철씨 내달10일이전 구속』

  • 입력 1997년 4월 29일 07시 54분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은 28일 『다음달 10일 이전에 金賢哲(김현철)씨를 구속하고 한보특혜대출비리와 현철씨 비리의혹사건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총장은 이날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 현철씨는 한보특혜대출비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현철씨를 구속하지 않으면 축소수사라는 비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한보사건과 무관한 개인비리로 현철씨를 구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총장은 이어 『현철씨를 구속하는 것은 사실상 표적수사나 다름없기 때문에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도의적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한보사건이 마무리된 뒤 적당한 시기에 현철씨 구속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여권 일각에서 정치인 수사에 반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된 뒤 검찰총장을 경질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절대 외압에 의해 물러나지 않겠으며 스스로 물러날 때라고 판단되면 그때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총장은 한때 현철씨의 개인비리 혐의가 수사 결과 밝혀지지 않을 경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사표를 낼 것을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장은 『그동안 검찰수사에 대해 청와대나 여권의 어떤 압력도 없었다』면서 『지금은 청와대 등이 검찰에 압력을 행사할 상황도 아니며 수사는 전적으로 내 책임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9월 검찰총장에 취임한 김총장은 『취임 이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나름대로 고민해왔다』면서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검찰조직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와 사회안정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 안팎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鄭泰守(정태수)리스트」에 올라 있는 정치인과 한보에 무리한 대출을 해준 은행장 그리고 은행장에게 대출청탁을 한 전청와대 경제수석의 형사처벌문제와 관련, 김총장은 『수사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적절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기대·하종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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