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山」응접실 스위트룸]90평짜리 하루에 4백만원

  • 입력 1997년 3월 16일 20시 03분


[이명재·김정수기자] 귀빈이나 부호 등을 접대하기 위해 마련된 호텔의 고급특실인 VIP 스위트룸이 특권층 인사들의 안가(安家)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金賢哲(김현철)씨가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자신의 「별실」로 사용하면서 정관계 인사들을 수시로 접촉했고,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은 「뇌물 전달 장소」로 애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프라자호텔의 경우 17평에서 90평까지 35개의스위트룸이있으며 90평짜리는하루 숙박료가 4백만원에 이른다. 롯데호텔 VIP 스위트룸중에는 하루 숙박료가 4백50만원인 1백40평규모의 「테니스장급」도 있다. 현철씨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 미진빌딩에 자신의 사무실을 두고도 롯데호텔 신관의 스위트룸을 장기간 무료로 사용하면서 정관계 인사들과 자주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라호텔 스위트룸에도 이 호텔 상무였던 김기섭(金己燮) 전안기부운영차장과 함께 자주 드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도 주로 스위트룸을 이용해왔다. 정총회장은 지난 96년 초부터 1년 가까이 하얏트호텔과 프라자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수시로 유력인사들과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VIP 스위트룸이 이렇게 새로운 안가로 「각광」을 받는 것은 비밀보장이 철저하게 이뤄지기 때문. 호텔측은 「VIP리스트」를 작성, 이곳을 드나드는 고객에 대해서는 함구령을 내리는 등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롯데호텔의 경우 국회상임위원장 장관 재벌총수들이 이 리스트에 올라 있으며 현철씨도 여기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급호텔의 한 관계자는 『현철씨가 이용한 롯데나 신라호텔 등은 소유주와 경영자가 모두 내국인이라서 권력층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스위트룸이 중요한 로비장소가 되면서 경찰 안기부 등 정보기관원들도 이곳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며 정보수집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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