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레이온」 직업병 피해자 30여명은 15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원진 직업병 환자들을 위한 전문병원을 조속히 설립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며 거리홍보전을 펼쳤다.
이들은 지난 93년 자신들이 명동성당에서 장기농성을 벌인 것을 계기로 정부가 원진레이온 직업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기존 환자들의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새로운 환자가 계속 나타나 전문병원 설립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원진레이온 공장부지 매각을 통해 1천6백억원대의 이익을 챙긴 한국산업은행은 병원설립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원진 직업병 피해자 20여명은 14일 오후 명동성당 입구에 천막을 설치하고 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정부 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원진노동자직업병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3년까지 3백18명이었던 원진 직업병 환자는 해마다 늘어 올해 새로 발견된 29명을 포함, 현재 6백66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황화탄소(CS2) 중독에 의한 원진직업병은 정신착란 사지마비 기억력 시력감퇴 등의 증상을 가져오며, 현재까지 이 병으로 2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식물인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