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배지 『국회의원 배지와 문양 너무 비슷』구설수

  • 입력 1997년 3월 15일 07시 41분


[김희경기자] 『기초단체장이 뭐가 부족해서 국회의원 흉내를 냅니까. 촌스럽게…』

전국 2백30개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인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협의회」가 최근 국회의원 배지와 비슷한 모양의 단체장 배지를 만든 것을 두고 서울의 민선구청장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

기초단체장 배지는 국회의원 것과 같은 무궁화 모양이지만 중앙에 나라 국(國)자가 아닌 백성 민(民)자가 쓰여 있다는 점이 다르다.

서울의 한 구청장은 『얼마전에 이 배지를 달고 국회에 갔는데 국회의원인줄 알고 경례를 붙이더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또 다른 구청장은 『자치구 배지를 달면 되지 뭐하러 그런 걸 다느냐』며 『얄팍한 행세주의인 것같아 배지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체장 배지는 지난해말 대구에서 열린 전국 회의에서 지방의 한 구청장이 『국회의원 장 차관도 다 배지가 있는데 우리만 없다』며 제안해 만들어졌다.

금배지와 모조품을 포함, 세트당 10만원인 이 배지를 구입한 단체장은 전국의 절반가량. 서울의 경우 25명의 구청장중 15명이 구입했다.

협의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金忠環(김충환)강동구청장은 『어지간한 동호인 모임에서도 배지를 만드는 것처럼 협의회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었을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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