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졸업생, 학위취득자 여러분.
여러분은 실생활을 위한 준비기간이었던 학창생활을 마치고 오늘 비로소 한사람의 성인으로서 현실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우리 교육이 혹 부실했다 하더라도 그 부족했던 점조차 스스로 메워야 함은 물론 앞길에 놓여있는 어떤 난관이라도 자신의 힘과 지혜로 타개해야 하는 성인이 됐습니다.
현대의 개인중심 사회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강조된 나머지 함께 정을 나누며 어울려 사는 共和의 정신이 소홀히 되기 쉽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를 다스릴 줄 알고 共同善의 원리에 따라 사회의 공동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대학공부를 한 사람」 즉 「큰 사람」(大人)이 필요합니다.
「큰 사람」은 또한 현대 물질주의 사회에서 사물에 부림을 당하지 않고 사물을 제어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私利와 實利의 끊임없는 유혹이 있더라도 「큰 사람」의 도량을 보여 여러분 모두가 도덕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서울대 정신의 표상이 되길 당부합니다.
우리는 가끔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는 교과서적 원리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현실사회의 비합리성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함을 함축하기도 하지만 교과서만을 剝製化해 습득한 사람들이 현실사회의 생동성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함을 지적하기도 하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학교에서 습득한 지식을 낡고 빈 껍데기로 만들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알맹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훌륭한 틀로 가꿔 현실사회가 교과서적 원리가 적용되지 못할만큼 왜곡돼 있다면 과감하게 그것을 바로잡는데 정진하길 바랍니다.
사회는 여러분의 젊은 패기와 참신한 착상, 타오르는 이상에의 열정을 공급받을때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서울대 정신을 깊이 간직하고 오늘의 졸업을 계기로 끊임없이 자신을 닦고 온누리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