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長燁수양딸 사업차 한국왔었다』…현재 북경서 피신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지난 12일 망명을 요청한 북한의 黃長燁(황장엽)노동당국제담당비서에게 수양딸이 있으며 현재는 중국내의 안전한 곳에 피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5년부터 북한과 무역거래를 해온 국내 C무역회사 대표 盧正鎬(노정호·34)씨는 14일 『북한과의 원활한 사업추진 방안을 모색하던 중 지난 94년 요령대 풍옥충총장을 통해 황비서의 수양딸인 박모씨(34)와 여광무역대표 金德弘(김덕홍)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조선족으로 중국 심양의 M무역회사 대표이고 황비서와는 통역과 문서교정 등을 해주며 알게됐으며 황비서는 이를 인연으로 지난 92년 박씨를 수양딸로 삼을 만큼 아꼈다고 전했다. 노씨는 김덕홍이 총사장으로 있는 여광무역은 『황비서의 중국내 일정과 의전을 담당하는 북경내 사무실격』이라며 북한과의 사업보장을 위해 95년에 받아둔 김덕홍의 자필사인이 든 담보서도 공개했다. 노씨는 『황비서의 수양딸을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황비서의 망명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황비서를 직접 접촉하지 못하고 사업상의 파트너인 박씨를 통해 황비서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박씨가 지난 95년 5월과 96년 7월 두차례에 걸쳐 업무협의차 우리나라에 와 제주도에 머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우리 당국과 황비서의 망명문제를 협의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로부터 金日成(김일성)사망 이후 황비서는 학자인 자신이 최고의 철학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주체사상을 체제유지에만 이용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노씨는 이번 황비서의 망명요청 사실이 알려진 뒤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모르니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노씨는 여광무역과 폐지와 폐의류 재활용, 임가공 사업을 성사시켜 지난해 북한 주민들이 만든 연하장과 카드를 국내에 들여올 정도로 김덕홍과는 돈독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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