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체험기]스웨덴 3년거주 김선나씨

  • 입력 1997년 1월 26일 20시 06분


『엄마 오늘 수업시간에 동생을 교재로 쓴대요.그러니 오늘은 상은이를 데리고 학교 갈게요』 세상에, 동생을 교재로 쓰다니. 웬일인가 싶어 자초지종을 물어봤더니 일주일에 세 번 있는 「휴머니티」시간에 동생돌보기 수업을 한다는 얘기였다. 우리 상일이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브리티시초등학교 3학년에 2년을 월반해 편입한 것이 지난 92년. 두살배기 동생을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됐지만 학교에 따라가 창너머로 수업광경을 지켜보니 다들 제법이었다. 아이들은 동생의 기저귀를 갈아주기도 하고 율동과 노래도 가르치며 열심히 동생을 돌봤다. 우리나라로 치면 도덕과목쯤 될까. 도덕하면 따분하다는 생각부터 드는데 상일이는 「휴머니티」 수업을 늘 재미있어 했다. 『네가 아빠인데 가족끼리 캠핑을 갔다가 사나운 야생동물을 만났다면 어떻게 하겠니』 『네가 엄마라면 떼만 쓰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겠니』 이 수업은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결론도 자신들이 내도록 한다.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구성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김 선 나> ▼약력: 필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尹麟漢(윤인한)러시아동구부장의 아내로 92년부터 94년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살면서 남매(현재 초등학교 5학년·7세)를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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