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민선구청장 협박…『심야영업 단속 그만두라』

  • 입력 1996년 12월 6일 08시 14분


【대구〓鄭榕均기자】 유흥업소 업주들과 이들을 비호해온 조직폭력배들이 심야영업 단속중단을 요구하며 민선구청장을 4개월동안 협박해온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李在庸(이재용·41)대구 남구청장은 5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관내 유흥가 주변 퇴폐 변태업소에 대한 야간단속을 실시하자 술집 주인들과 조직폭력배들이 단속중지를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이구청장은 『지난 7월말부터 남구 봉덕동 및 대명동 양지로 일대의 유흥업소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간 이후 최근까지 사무실과 집으로 일주일에 서너차례씩 협박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협박전화를 통해 『계속 단속을 하면 다음 선거에 나오지 못하도록 낙선운동을 펼 것이며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폭언을 했다는 것. 이구청장은 『이들 조직폭력배를 만나 단속배경을 설명하며 이해와 협조를 구했으나 이들은 단속중지를 요구하며 내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구청은 지난 7월말부터 경찰과 합동으로 특별단속반을 편성, 매일 밤9시부터 오전 3시까지 유흥업소 출입구에서 이른바 「문지기식」단속을 펴고 있다.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환락가인 남구 대명동 양지로와 봉덕동 일대에는 1백90여개 유흥업소가 미성년자 등을 고용, 심야 변태영업을 하고 있다. 이구청장은 치과의사 출신으로 대구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당선했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6일중 이구청장이 협박당한 경위를 먼저 조사한 뒤 유흥업소 주인과 조직폭력배들을 상대로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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