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돌려받게된 중국교포 박순자씨 동아일보와 국제전화

  • 입력 1996년 12월 4일 08시 12분


『사기를 당한 뒤엔 한국사람들을 모두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고국에도 따뜻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검찰이 사기범을 붙잡아 잃어버렸던 돈을 되돌려 받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중국교포 朴順子(박순자·47·길림성 연길시)씨는 본보 기자와의 국제전화통화에서 기뻐 어쩔 줄 몰랐다. 연길에 온 사기꾼 徐秉旭(서병욱)씨가 박씨에게 접근한 것은 지난 1월. 한국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속인 서씨는 『식당에서 일하면 한달에 1백만원은 거뜬히 벌 수 있다』며 『입국수속 및 취직은 내가 다 책임질테니 수속비만 준비하면 된다』고 꾀었다. 3년전 남편이 사망하는 바람에 살림이 어려웠던 박씨는 『조카로부터 중국돈 6만3천원(元·한화 6백30만원 상당)을 빌려 서씨에게 건네주었으나 돈만 받고 도망갔다』며 『내가 서씨에게 준 돈은 중국에서 10년동안 뼈빠지게 일해야 벌 수 있는 큰 돈』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그동안 사기꾼에 대한 원한이 사무쳐 머리칼이 다 빠지고 자살결심을 한 적도 많았다』며 『한국사람은 다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에 한국의 법이 엄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박씨는 『이 고마움을 평생 잊을 수 없어 담당검사와 대통령에게 감사편지를 쓸 생각이며 중국방송국에도 찾아가 이 기쁜 소식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李寅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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