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살려줘요』라는 올리브의 구조요청에 시금치 한통을 입에 털어넣고 달려가는 만화영화의 주인공처럼 살아온 뽀빠이 李相瀧씨(53).
李씨는 20년 넘게 5백53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안겨주면서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로 지내왔다. 그런 李씨가 9일 심장병 어린이돕기 성금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될 처지에 놓여 충격을 주고 있다.
李씨가 심장병어린이 돕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 76년 겨울. 당시 KBS의 어린이 인기프로 「모이자 노래하자」를 진행하다 우연히 스튜디오를 찾은 심장병어린이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그소년은 따뜻한 스튜디오안이었지만 입술이 파랗게 질려있었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던 것. 李씨는 그 소년의 아버지로부터 『돈이 없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딱한 이야기를 듣고 당시 집 두채값인 2천만원을 자신이 직접 마련, 그 소년을 살려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심장병어린이들이 李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개인의 재산만으로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李씨는 79년 서울 용산에 3평 남짓한 사무실을 차려놓고 「한국어린이보호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돕기운동에 나섰다.
李씨의 이같은 선행이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천주교 金壽煥추기경을 비롯, 수천명의 국민들이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 현재까지 매월 1만원 이상의 회비를 내는 회원만도 4천여명.
또 李씨의 선행이 점점 세상에 알려지면서 재벌그룹 총수들도 李씨의 후원자로 나섰다. 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 金宇中대우그룹회장 金錫元쌍용그룹회장 등은 널리 알려진 李씨의 후원자들.
鄭회장과는 현대건설 위문공연때 만난 인연으로 깊어져 鄭회장은 李씨의 후원자가 됐다. 李씨는 鄭회장의 아들인 鄭夢準의원의 지역구인 울산에서 어린이와 노인들을 위한 위안잔치를 직접 열어줄 정도로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금호그룹 朴定求부회장도 李씨에게 금호그룹 행사공연독점권을 줄 정도로 李씨를 전폭적으로 도와왔다.
또 李씨는 연예계에서 자린고비로 소문날 정도로 알뜰한 사람이었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않는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월수입중 8백만원씩을 항상 심장병어린이를 돕기 위한 기금마련에 기탁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행동덕분에 87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으며 지난해 저축의 날에는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고려대 응원단장 출신인 李씨는 73년 MBC TV 「유쾌한 청백전」 출연을 계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동안 인기프로 「우정의 무대」 사회자로 활동한 것을 비롯해 24년동안 3천여회의 군부대 위문공연기록을 세우기도 했다.〈曺源杓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