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으로 법원 재판 감시…4심제 부작용 없게 대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0일 16시 07분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의 확정 판결도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아 심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법안이 이번 주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헌재는 10일 “‘4심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며 “법원과 헌재 간의 효율적인 사법 기능 배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제 도입 취지와 준비 상황 등에 대해 전했다.

손 처장은 이날 “헌법재판소 개정안이 예정대로 공포, 시행된다면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즉 재판소원이 가능해지고, 이는 단순히 헌법 재판의 내용이 달라지는 차원을 넘어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의미 있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를 비롯해 저희 헌재 구성원들은 이번 제도 개선에 담긴 국민의 뜻과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큰 책임감을 가진다”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재판소원 제도를 조기에 안착시키고 원활히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헌법소원 제도는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이를 통해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입법·행정·사법 등 국가권력이 헌법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재판소원이 금지됨으로써 국민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법원의 재판 작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전에 법원의 재판을 거쳐야 하는 행정부의 작용까지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손 처장은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권위주의 체제로부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헌법재판소를 설치했지만, 재판소원 금지로 인해 헌법에 담긴 주권자의 의지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법이 시행되어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행정부와 법원의 공권력 작용도 헌법적 통제의 대상이 되어 국가권력의 행사를 보다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고, 기본권 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 과정에서 제기됐던 일부 정책상의 문제점들을 저희도 잘 알고 있다”며 “이른바 ‘4심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헌법재판 연구원을 중심으로 외국의 판례와 실무 경험을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계 및 실무 여러 전문가들과 재판부, 연구부 간의 건설적인 대화와 소통의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이에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재판소원의 대상인 법원과의 긴밀한 업무 협조,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법원과 헌재간의 효율적인 사법 기능 배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으로 법원의 심급제도는 보다 친절하고 충실한 권리 보호 절차로 기능하고, 재판소원은 법원의 재판이 헌법의 지침과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살핌으로써 보다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판소원제는 이번 주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재판소원제가 시행되면 소송 당사자의 기본권을 침해한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헌재가 뒤집을 수 있게 된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법안이 정한 청구 기간은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다.

헌재가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를 인정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 해당 판결은 취소돼 효력을 잃는다. 이 경우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헌재는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판결의 집행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 결정도 내릴 수 있다. 이 법안은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헌법재판소#재판소원제#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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