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명비어천가 반대하면 입틀막, 오래전부터 민주당 망하는 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7일 11시 03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를 견제하는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잠룡 ‘3金’(김경수·김부겸·김동연)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민주당 현역 의원도 당내 분위기를 언급하며 “‘명비어천가’에 반대하면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 현상이 당 안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벌어진 일”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7일 MBC라디오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말을 하기만 하면 멸시와 조롱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주변 사람들이 명비어천가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면 다 잘라버리고 손가락질한다면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나”라며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이는 유시민 작가가 ‘이 대표에 대한 비명계의 비판은 당이 망하는 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한 반박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전날 민주당 비명계 원외 모임인 ‘초일회’를 만나 민주당 내 다양성 실종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일회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다양성이 존중이 안 되는 획일적인 원팀은 힘이 없다. 모래·자갈·시멘트가 따로 존재하면 힘이 없지만 서로 뭉치면 백 년 가는 콘크리트가 된다”고 했다. 또 “조기 대선으로 후보 경선이 이뤄진다면 이 대표 외의 다른 후보군에게 매우 불리한 구도“라며 ”대한민국과 진보 진영을 위해서라도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민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비명계 3김은 최근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5일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품을 넓혀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상처받은 분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같은 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그동안 생명력은 포용성, 다양성, 민주성”라며 당에 대한 비판을 이 대표가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MBN 유튜브에서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경계를 표했다.

비명계가 잇따라 이 대표 일극체제에 견제구를 날리자 친명계에선 반발이 나왔다. 부승찬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임종석 전 비서실장 발언을 언급하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민생 경제부터 탄핵 정국을 잘 헤쳐 나가고 있는 시점인데 그런 얘기를 하면서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로 비쳐져서 좀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이 대표를 향해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자신을 제단에 바쳐서라도 정권교체를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민정#민주당#이재명 일극체제#비명#명비어천가#입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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