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혈사태 막기 위해 일단 출석”(영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10시 47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받아들이면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불법적 체포영장 집행이지만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체포에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체포 절차에 응한 것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함”이라며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불법적이고 무효인 절차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가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제공) 2025.1.15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가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제공) 2025.1.15
윤 대통령은 또 “안타깝게도 이 나라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며 “오늘 이들이(공수처 등)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33분경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오전 10시 51분경 정부과천청사 정문을 통과해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직접 육성 입장문을 밝히지는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

1/15(수) 국민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저를 응원하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거에 대해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