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명문화 …“공급망 위기 돌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3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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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협상 거쳐 양국, 공동성명 ‘반도체 동맹’ 명시
반도체 파트너서 ‘동맹’격상…공급망 위기 공동 대응
김태효 “가치 규범 공유국이라 가능…제도화도 착수”
경제안보·반도체대화 신설…공급망 협의체도 구성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semiconductor alliance)’을 공식화한다.

정상회담의 결과와 주요 성과를 담는 ‘공동성명’에 ‘반도체 동맹’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동맹을 국가 간, 정상간 성명에 명시하는 것은 우리 정부로서도 처음이고 네덜란드도 최초다.

이는 양국이 반도체 협력, 특히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협력을 현 단계보다 격상해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양국이 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암스테르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국빈 방문 성과 브리핑을 통해 “한-네덜란드 정상간 공동성명에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반도체 동맹’이라는 용어를 기입해 넣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반도체 동맹 개념과 관련해 “반도체 동맹은 모든 산업 분야, 미래의 주요 경제 안보의 핵심 이익을 결정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이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공급망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관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맹’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양국이 평소에 매우 깊은 수준의 협력 관계를 꾀하면서 위기 상황 시에 그 위기를 함께 규정하고, 위기에 대해 모든 힘을 모아 즉각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를 말한다”며 “따라서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이 평시에는 각별한 협력을 도모하면서 위기 발생시에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함께 집행하고 이행하는 그런 동맹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또 “반도체 동맹 구축은 동일 가치와 이념을 표방하는 가치규범 공유국이라 가능하다”며 “양국이 가치 기반 파트너로서 사이버·군사·방위에 있어 깊은 협력을 추진하듯, 가치를 기반으로 첨단 기술과 경제 안보 이익이 첨예하게 걸린 반도체에서도 신뢰를 갖고 심도 있는 협력을 추진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안보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공동성명에는 ‘양국은 반도체 동맹을 구축한다’고 명시됐다.

관련 세부 조항은 ▲기업, 정부,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설 ▲핵심품목의 공급망 회복력 증진을 위한 정부 간의 지식 및 정보 교류 증진 등의 문구로 이뤄졌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이번 국빈 방문을 위한 출국 전부터 국가 안보실이 네덜란드 측과 공동성명 문안에 대해 매우 집중적으로,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면서 “네덜란드도 깊은 고민 끝에 반도체 동맹이라는 것을 공식 명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ASML 본사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ASML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연구개발 센터 설립 MOU’와 SK하이닉스-ASML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 개발 MOU’등 기업간 MOU(양해각서) 2건, 정부간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MOU’이 체결됐다.

3건의 MOU는 단순한 계약을 넘어 양국간 반도체 파트너십의 ‘동맹’으로 전환됐음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는 의미를 갖는다.

양국은 이를 시작으로, 반도체 동맹에 걸맞는 제도적인 틀을 구축하기 위해 외교 당국간 연례 ‘경제안보 대화’ 신설, 산업 당국간 반도체 정책 조율을 위한 ‘반도체 대화’ 신설, 핵심 공급망 협력 MOU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협의체’ 구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내용 역시 양 정상이 정상회담 후 발표하게 될 공동성명에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ASML 본사 방문과 더불어 이번에 경제 안보·산업정책에 관한 다양한 양자 협의 채널 신설과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품목 공급 협력 관련 MOU 체결은 반도체 동맹의 구축을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나아가 이번 반도체 동맹 체결은 상호 보완적 구조를 지닌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더욱 긴밀히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스테르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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