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 넘어”…추미애, 문재인·이낙연 저격에 민주당, 성토 빗발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4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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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사퇴 배경 폭로하며 문·이 저격
이낙연계 반발…"그런 사실 자체가 없었다"
친문계도 반박…"진흙탕 싸움 하고 싶지 않아"
조응천 "장관 앉혀준 대통령 불쏘시개로 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자신의 장관직 사퇴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낙연 전 총리까지 연관이 있다는 폭로 이어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의 행태가 “금도를 넘은 자기 정치”라는 지적이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일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자신이 해임된 배경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해 “인사권자이기에 (사퇴) 종용이라기보다는 법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면서도 “곧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니 당이 요구를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운함이 있는지, 아니면 당시 이낙연 대표한테 서운함이 있는지‘를 묻자 “이낙연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된다고 하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약속을 한 것”이라며 “선거의 상황 관리 차원에서 유불리를 계산해 좌초시킬 반찬거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추 전 장관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민주당의 악재로 이어지자 이 전 대표가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친이낙연계는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의도가 담긴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친낙계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밤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와 관련된 질의에 “추 전 장관은 맞지도 않은 얘기를 방송에 나와서 버젓이 하고, 그것을 사실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며 “추 전 장관이 경질되는데 이 전 대표가 당에 있으면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계속 이렇게 가는 건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추 전 대표가 뭘 하려 그러는지 짐작은 간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건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자신의 사퇴가 문 전 대통령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장관직에서 물러난 것이 문 전 대통령이 물러나달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저의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도 즉각 추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 본인이 본인의 뜻으로 당시에 장관을 그만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은 우선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제가 잘 알지만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 그렇게 얘기 안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은 누구 보고 딱 잘라서 ’그만두라‘고 하실 분도 아니다”고 강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할 이야기들도 많이 있지만 결국 제가 여기에 말을 보태게 되면 내부 싸움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많이 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고 의원은 “저는 진흙탕 싸움은 별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그거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하는가”라며 “저까지 그런 말들을 보태는 것은 민주당한테도 또 국민들에게도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명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추 전 장관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재기하고 그런다고 본다”면서도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추 전 장관이 직무집행 정지 등 박해받는 이미지만 지속적으로 보여줬지 않나. 그 과정에서 정치적 체중이 엄청나게 커졌다”며 “그것 때문에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데 거의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본다. (추 전 장관도)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고 하지만 자기를 장관에 앉혀준 대통령까지 불쏘시개로 써가면서 자기 장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싶다”고 보탰다.

추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 이전 정권을 저격하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추 전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친여 성향의 정치평론가인 전원책 변호사는 추 전 장관의 폭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줄 서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전 변호사는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이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이의) 이 전쟁판에서 나는 이제 이 대표에게 줄 서겠어. 나는 이제 줄 설 거야(라는 뜻)”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가장 바보가 된 사람은 사실은 문 전 대통령”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잊히고 싶다, 잊히고 싶다 노래를 부르면서 평산에서 책방도 열어놓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만나서 대통령 문양이 든 술병 앞에 보란 듯이 딱 놔놓고 술도 따라 먹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정치 행보를 재개하기 위해 친이재명 행보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당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러한 추정에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4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추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러브콜을 보내고 안 보내고 할 그런 사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추 전 장관의 폭로에 대해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에 대한 충정으로서 본인 일을 해오며 느낀 소회를 말한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사이의 인사 문제에 관해선 사실 비공개이고, 그것에 대해서 논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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