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윤계, ‘강연 정치’ 광폭 행보…2030 표심 통해 당내 영향력 확대 시동[정치 인&아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5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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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와 정치개혁: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뉴스1
여권의 비윤(비윤석열) 진영 인사들이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강연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의 취약층인 2030 청년 세대의 지원을 얻어 향후 당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26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논쟁 사회를 위한 고민’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1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도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 정치와 정치개혁,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보수 정당이 취약한 호남 지역 민심 회복 방안과 관련해 “붕 뜬 이야기 말고, 구체적인 것들을 찾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뿐만 아니라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대학교 강연을 통해 청년 세대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승무원 출신인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23일 모교인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23학번 신인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허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학창 시절과 승무원 생활, 창업, 국회의원 활동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포기하지 말고 버티면서 자신만의 브랜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도 다음달 2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3·8 전당대회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비윤계 인사들이 강연 정치를 통해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을 두고 “총선 경쟁의 막이 올랐다”는 반응이다. 한 여당 의원은 “내년 총선은 무당층 비율이 30%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는 청년층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가의 싸움”이라며 “2030세대 표심에 강점이 있는 이 전 대표 측이 전략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23일 자신이 졸업한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23학번 후배들을 대상으로 ‘Manners maketh Dream!’를 주제의 특강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24일 모교인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김병지 전 축구 국가대표와 건강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안 의원은 앞서 7일 지역구인 경기 분당의 한 초등학교에서 유명 유튜버인 ‘공부의신’ 강성태 대표와 ‘챗GPT 시대 우리 아이 잘 가르치는 법’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3·8 전당대회 패배 이후 잠시 침묵했던 안 의원 역시 공개 행보를 통해 내년 총선 준비를 시작한 것.

또 안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에서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출마가 거론되는 데 대해 “현역 의원이 지역구를 함부로 옮기는 것은 지역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안 의원은 본인을 향한 험지 출마설에 대해서도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지역 주민들 생각을 들어본 다음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며 “갑자기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그게 되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대통령실이 공천에 개입하는 건 법에 위반된다”며 “내리꽂기식으로 가면 오히려 역풍이 불어서 선거에 실패한 사례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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