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X이 싹 노랗다”…대학생 정치인에게 쏟아지는 개딸들의 문자테러 [정치 인&아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3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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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등 강성 지지층, 청년 정치인에 욕설·비방
비명계 “재명이네 마을 ‘이장’ 사퇴” 촉구에도 李 ‘묵묵부답’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양 위원장은 최근 이와 같은 단체 채팅방에 강제 초대돼 욕설과 비난에 시달렸다. 취재원 제공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양 위원장은 최근 이와 같은 단체 채팅방에 강제 초대돼 욕설과 비난에 시달렸다. 취재원 제공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양 위원장은 최근 이와 같은 단체 채팅방에 강제 초대돼 욕설과 비난에 시달렸다. 취재원 제공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대학생위원장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양 위원장은 최근 이와 같은 단체 채팅방에 강제 초대돼 욕설과 비난에 시달렸다. 취재원 제공


“어린X이 벌써부터 싹이 노랗네.”

“XXX은 먼지 나게 맞아야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 갤러리’에는 최근 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 등 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을 겨냥한 글들이 줄잇고 있다. 앞서 당 전국대학생위원회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과 관련해 미진한 당의 대응을 지적한 것에 대해 ‘내부 총질’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 이를 두고 당 내에선 “현역 정치인도 아닌 대학생들을 겨냥한 욕설과 성희롱 등 도 넘는 문자 테러가 이어지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왜 손을 놓고 있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당 내 대표적 청년 정치인인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은 23일 통화에서 “당 내에서 ‘다른’ 의견을 내려면 엄청난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투사(鬪士)만이 말을 할 수 있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대학생위원회와 함께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한 이후 권 전 위원의 페이스북에는 “언론 보도만 보고 김남국 의원에게 사퇴하라고 지껄였다”, “미친X ‘수박’(비이재명계 등을 이르는 말) 반드시 제거한다” 등 욕설섞인 댓글이 이어지는 상황.

강성 지지층의 공격은 문자 폭탄과 댓글 테러에 이어 최근 ‘단톡 괴롭힘’의 형태로 진화했다. 양 위원장은 최근 ‘개딸’ 등 강성 지지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강제 초대돼 “그러고도 당신이 사람 새끼냐” 등 욕설에 시달렸다고 한다. 양 위원장은 통화에서 “건전한 비판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정치 폭력’까지 용납해선 안 된다”며 “당에서도 좀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날로 거칠어지는 공격에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도 연일 지도부의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통화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청년 정치인의 역할인데, 이들에게마저 획일적인 목소리를 강요하는 것은 그야말로 ‘꼰대 정치’”라며 “이대로라면 어떤 청년들이 민주당에 남아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도 “(개딸의 폭력적인) 행위를 못하게 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늪에 빠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들도 연일 이 대표를 향해 “재명이네 마을(이 대표 팬카페) 이장을 그만두라”며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촉구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개딸’에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메시지라고 원문을 공개한 뒤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는지 묻고 싶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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