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韓 정치 길 잃어…혁신 없으면 외부 충격 생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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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3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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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2일(현지 시간)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하고 있다. 2023.05.22.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2일(현지 시간)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하고 있다. 2023.05.22.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통일된 목표를 잃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들은 마음 둘 곳을 잃은 사태”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기존 주요 정당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할 것. 그러지 못한다면 외부의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존 정치가 잘해주기를 지금으로서는 바란다”고 밝혔다.

‘양당의 쇄신이 없다면 제 3의 길을 염두에 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지금은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여기저기 활로가 막혀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 또 “제가 약간의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활로를 열어가는 방법에 대해) 국민을 향해 말씀을 드리고, 그것이 여론을 형성한다면 정부에도 정당에도 일정한 영향을 갖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갈등으로 인한 당내 홍역에 대해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할 것으로 본다”며 “노력의 결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귀국 후 자신의 구체적인 역할’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둘 곳을 갖게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에 대해 “구성의 모순”이라며 “한 부분을 놓고 보면 맞는 것 같은데, 다 합치면 이상해지는 것들이 반복된다”고 평가했다. 또 “일례로 한·미 정상회담 주요 성과인 핵협의그룹(NCG) 창설이 비핵화 협상 실패 및 북핵 역량 강화 등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면서도 “동시에 긴장이 고조되지 않고, 완화되도록 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일외교를 언급하며 “대통령의 발언으로 역사의 청산을 요구해 온 것이 마치 잘못된 것인 양 국민에게 말하는 것, 그것 또한 국민에게 크나큰 혼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중 전략 경쟁이나 국제질서 불안정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아니다”면서도 “그에 어떻게 대처하고 관리하고 있는가는 정부의 책임. (윤석열 정부가) 후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분단 국가로서 평화를 확보하는 일, 동맹 국가로 신뢰를 유지하고 공유하는 일, 반도 국가로 인접 대륙 국가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 통상 국가로 무역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동맹 국가의 역할만 강화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생각한다”며 “불충분한 생각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종합적으로 보고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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