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정상회담 대응 ‘전국적 선전전’으로 확대…선전물 대량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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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4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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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과 23일 진행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과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 3월 22일과 23일 진행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과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연일 반발하고 있는 북한이 한미를 규탄하는 선전전을 전국적으로 전개했다고 4일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전국 각지에 천만 인민을 반미, 대남 대결전에로 총궐기시키는 구호와 선전화들이 집중 게시되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반제반미계급투쟁을 강화하자!’, ‘국가방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여 조국과 인민의 안전, 혁명의 전취물을 믿음직하게 수호하자!’ 등 구호와 ‘괴뢰 역적패당은 불변의 주적!’, ‘죽탕쳐버리자 아메리카 제국을!’ 등을 주제로 한 선전화가 게시됐다.

내용을 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권 종말’까지 언급한 데 분노하고, 남한도 이에 동조했다며 적개심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 당국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대응을 무력도발이 아닌 전국적인 선전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고체연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화성-18형)’을 발사한 이후 약 3주째 군사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같은 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며 발사를 예고한 이후 2주 넘게 잠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는 첫 입장을 낸 이후 북한은 비난전에 집중하고 있다.

김 부부장의 입장문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도 알려졌는데, 북한은 전 주민에게 ‘워싱턴 선언’의 존재를 알리면서 여론전을 통해 ‘대내 결속’을 다지는 모양새다.

지난 2일엔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모임에서 화형식까지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별도의 사진이나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도 내용으로 봐선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허수아비를 불태운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이날도 노동계급과 직맹(조선직업총동맹)원들이 전날인 3일 개성시에서 성토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모임참가자들은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려고 날뛰는 미제와 괴뢰역적패당을 단죄하는 성토문을 채택”하고 시위행진을 진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같은 날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일꾼(간부)들과 여맹원들이 중앙계급교양관에서 복수결의모임을 진행했다. 결의토론에서 참가자들은 미국은 “우리 국가(북한)를 절멸시킬 흉계”를 드러냈고, 윤 대통령은 “상전과 야합해 핵전쟁 모략을 꾸몄다”면서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특등친미주구, 만고의 역적”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북한이 최근 한미를 겨냥해 진행한 각종 모임과 선전물 등에 대한 사진과 영상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나름의 수위 조절을 통해 대외적인 메시지 발신보다는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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