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안철수·이준석 ‘포용’ 두고 엇박자…李 “安 안고 가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3 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포용 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최고위원은 ‘안 의원은 몰라도 이 전 대표는 안고 가기 힘들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반면, 다른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변화를 전제로 ‘다함께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김기현 대표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범위와 관련한 질문에 “안 의원이라든가 당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이런 분들에게도 손을 내밀려고 하는 그런 느낌은 갖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구를 어떻게 한다는 건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당직에 기용되면 연포탕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차라리 안 의원 측에서 하는 것이 당내의 역할이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득표 등 그런 면에서 모두 바람직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를 향해 “당이 잘되기를 바라서 하는 쓴소리를 훨씬 넘어서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들을 계속하고 있다”며 “조금 더 모드를 전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사람이 잘 안 바뀌니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에 대해선 “결과가 발표된 후 ’원팀이다‘, ’승복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우리 당의 일원으로 활동할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여러 역할이 계속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김병민·태영호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전 대표의 변화를 전제로 품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무조건적으로 이 정부를 비난하는,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거칠게 비난하는 모습들이 많지 않았냐”면서도 “그 내용들을 조금 뒤로 무르고 이제 본인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장점들이 있다고 본다. 그것을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전 대표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내년 총선에서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가정에 대해 얘기할 건 없지만, 이 전 대표가 탄생됐을 때, 받았던 그 기대감이 있지 않냐”며 “그 기대감을 잘 살리는 방식으로 고민들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의 이준석계 포용 반대 입장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함께 갈 수 없다, 이렇게 미리 선을 그어놓고 가는 건 아니다”라며 “내년 총선을 우리가 압승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가지고 치러야 한다. 그런데 전당대회 끝난 이후에도 계속 비윤, 친윤으로 갈라져 싸운다면 우리는 이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가 바라는 건 어차피 전당대회는 전당대회고 끝났으니까 결과에 다 승복하고 이제는 내년 총선을 위해서 같이 일체가 되어서 가자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 쪽이나 안 의원 거기에서 총선을 이겨야 한다는 그런 절박함이 있다면 결국은 다같이 일체 당정 또 당이 하나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도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의원과 이 전 대표 포용을 둘러싼 당내 엇갈린 의견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며, “이 사안에 대해서 태영호 의원보다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이 옳다. 안철수는 안고 가고 이준석은 안고 가지 않아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어차피 비상식과 상식의 구분인데 선명하게 해야 한다”며 “비상식의 품으로 모두 안으면 된다. 연포탕이라는데 어차피 모두 모아서 한 솥에 삶으면 된다”고 덧붙이며 포용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