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대 조기선출론, 친명-비명 또다른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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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안 표결 후폭풍]
친명계 “李대표 도울 사람 필요”
비명계 “대표 궐위 대비할 인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후폭풍이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릴 경우에 대비해 사실상의 ‘비상대책위원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면서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까지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안규백(4선) 박광온 윤관석 이원욱 전해철 홍익표(이상 3선) 김두관(재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광온 이원욱 전해철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비명계는 ‘이재명 궐위 시’에 대비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로 당 지도부와 당내 민심 간 괴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이 대표 앞에서 ‘예스’만 말하는 후보는 비명계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중진 의원은 “당내 갈등이 점점 격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포용력과 통합을 강조할 수 있는 후보가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총선 승리를 목표로 ‘유능한 리더론’을 내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 친명(친이재명)계는 ‘이재명 체제’의 안정을 도울 수 있는 원내대표 후보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비정한 비이재명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비명계의 불만을 달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대표와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예상 밖으로 많은 이탈표를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이 대표와 친명계도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립’을 내세울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 체제를 지원할 수 있는 원내대표 후보군에 ‘올인’하지 않겠냐”고 했다.

통상 5월 치러지던 원내대표 선거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 등과 맞물려 4월로 앞당겨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내 의원들 간 신뢰 위기가 신뢰 붕괴로 가서 더 큰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때”라고 밝혔다. 안규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들판에서 외로이 싸워야 하는 야당의 무기는 민의, 그리고 단결뿐”이라고 적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체포안 표결 후폭풍#비상대책위원장#원내대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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