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더 이상 못 미뤄” vs 與 “민심에 대한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5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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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내년도 예산안 협상 ‘벼랑 끝 대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최종 처리 시한으로 통보한 15일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자체 수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민심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늘은 국회의장께서 최종 통보한 예산안 처리 마지막 날”이라며 “국회의장께서는 국민과 약속한 대로 오늘 본회의에서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협상장에 나온 국민의힘도 협상 과정을 지켜본 국회의장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정부 예산안은 국민의 삶, 즉 민생을 위한 살림살이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서라도 예산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여전히 양보 없는 기존 입장만 고집한다면 오늘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민주당은 자체 수정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며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에 힘이 될 수 있도록 국민 감세 3법과 초부자 감세 저지 등을 골자로 한 예산 부수법안들도 함께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의 절박한 요청에도 예산안이 당장 통과 안 돼도 그만, 아쉬운 건 야당이라며 끝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오고 있다”며 “극소수 슈퍼 초부자를 지키기 위해 대다수 국민의 삶을 너무나 등한시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책임한 태도에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왼쪽)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왼쪽)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주당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건만 정부여당은 끝내 초부자들을 위한 세금 왕창 깎아주기와 위법적 시행령 통치기구 지키기에만 혈안”이라며 “특히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국정의 무한 책임감으로 조속한 예산 타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는커녕 오로지 윤 대통령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모두가 눈치만 보는 무기력한 협상 태도만 보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들에게 대놓고 깨알 같은 지침을 내려 국회 예산심의권마저 무시하며 정작 합의를 막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윤 대통령”이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의도적으로 양보와 타협을 거부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 그 파행의 책임을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 민주당에 떠넘기려는 저급한 정략적 술책을 이제라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이재명표 수정 예산안을 힘으로 날치기 통과시킨다면 삼권분립을 규정한 헌법 위반이자 의회권력 남용”이라며 “대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민심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편성권은 정부에 있으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집행하는 것은 나라살림을 맡은 행정부의 몫”이라며 “야당이 예산 수정안을 내 정부 예산안을 무력화 시키고 일방 처리한 사례는 정부 수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금도를 넘어선 민주당의 폭주는 또다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첫 재정운용계획을 담은 예산안이 민주당의 발목잡기와 방해로 법정 기간도 넘기고 정기국회도 넘긴 채 오늘도 표류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계속 예산을 발목 잡고 일방적으로 수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이 부담해야 할 것이고, 국민들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또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 시기에도 하지 않았던 예산안을 요구하고 정부운용에 필수적인 예산까지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며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들의 집권 시기에도 하지 않았던 기초연금 부부 공동수령 할인에도 대해서 폐지하겠다고 한다”며 “국회 상임위와 예결위를 통해 합의하고 정리한 예산도 일체 반영하지 않은 채 오늘 자신들이 삭감한 안만 가지고 일방 통과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 이것이 바로 대선 불복이고 정권 흔들기 아니냐”며 “이제라도 태도를 변경해서 새 정부가 경제위기 속에서 제대로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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