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도넘지 말라’에 與 “자신 관련 일은 다 성역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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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두려움과 비겁함 흘러나온다”
홍준표 “이젠 겁 나나…지은 죄만큼 거두는게 인간사”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수사에 대해 ‘도를 넘지 말라’며 직접 입장문을 낸 것에 대해 여권은 “자신과 관련된 일을 모두 성역으로 남겨달란 것이냐”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예우로 언급을 자제하려고 했지만, 어제 하신 말씀 때문에 도저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법치주의에 따라 조사하는 것이 왜 선을 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전날 입장문에서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고 밝힌 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이 보고받고 관여했다는 사실을 자백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새로울 거 하나 없는 궤변이자, 결국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섣불리 ‘추정’했음을 자백한, 무책임의 극치”라며 “월북 정황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박중독’ 운운하며 월북을 단언한 것 자체가 공권력에 의한 명예살인이며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사실을 정녕 모른다 것인가”라고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을 인용해 날을 세웠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여권 주요 인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 수사 중인 사안에 왈가왈부하는 것부터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안보부처들의) 판단을 수용했다’고 표현한 데 대해 “판단 주체가 자신이 아닌 것처럼 끝을 흐리는 교묘한 언어에서는 두려움과 비겁함마저 흘러나온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은 구차한 자기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월북 몰이’를 했다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 ‘안보 무력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황당무계하다”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자기가 대통령일 때는 충견(忠犬)처럼 마구잡이로 물어 흔들던 검찰을 퇴임 후에 그 짓 못하게 하려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까지 만들었다”면서 “서해공무원 피살사건에서 서훈실장까지 구속 영장이 청구 되니 이젠 겁이 나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지은 죄만큼 거두는 게 인간사다. 늘 그 자리에서 권력을 누릴 줄 알았는가”라고 덧붙였다.

권구용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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