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 ‘유엔 연설’에 “맹탕” “앙꼬 빠진 찐빵” 혹평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1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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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연대’ 강조에… 윤건영 “그 쉬운 단어를 그렇게 어렵게 쓸 수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21. 뉴욕=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21. 뉴욕=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기조연설에 대해 “‘앙꼬’ 빠진 찐빵”, “맹탕” 이라며 일제히 혹평했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10번째 연설자로 나서 자유와 연대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에서 “다소 미안한 말씀입니다만 좀 평이했다”며 “자유와 연대라는 키워드로 연설을 하셨는데 연설의 울림은 크지 않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개인적인 평가는 자유와 연대라는 그 쉬운 단어를 그렇게 어렵게 쓸 수 있을까”라며 “연설문이 난해해서 한 두세 번 읽어보고 아, 이런 뜻인가라고 해석해 봤다”고 덧붙였다. 또 “연대라는 개념을 가지고 다자주의를 이야기하신 것 같은데 지금 세계가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자국중심주의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확고한 의지도 없고 구체적 방안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대단히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전략적 판단이라고 보여진다”면서도 “전략적 판단을 하더라도 그다음 스텝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알고 있고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같은 당 김영배 의원 역시 “굉장히 공허한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탈(脫)탄소, 감염병 대응 등을 국제사회 주요 과제로 열거했는데 우리나라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말씀 같아 굉장히 안타깝고 앙꼬 빠진 찐빵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감염병 대응도 전(前) 정부가 한 것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하고, 탈탄소 같은 경우도 태양광 비리 수사를 한다는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리 국익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 노선으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외교안보 라인에 대해서 인사를 재검토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상임고문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역대 한국 지도자가 UN총회에서 연설을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언급하지 않은 일은 없다.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 지도자의 철학, 세계관, 비전을 선보이는 자리인데 과연 국제적 공감이 얼마나 있었을까”라며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로 국제사회에 공감을 이끌어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자유’를 21번 언급한 것에 대해선 “5·18 광주의 피 흘림, 그리고 6월 시민항쟁, 우리 국민의 피와 눈물로 쟁취한 가치가 제도적 자유”라며 “그래서 세계인들이 한국을 인정하고 평가하고 존중하는데 그런 맥락이라면 몰라도 반(反)북한, 반(反)중국, 이런 맥락 속에서의 자유라면 이것은 냉전 시대에 어울리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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