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 사저 재개발 완료…충성한 특권층 분양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4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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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사저가 있었던 장소를 재개발해 신식 주택단지를 지었다. 입주권은 유명 아나운서 등 자신에게 충성한 특권층 인사들에게 주어졌다.

14일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준공식이 13일 열렸다.

북한 주요 인사들은 준공식에서 주택구가 들어선 곳이 김일성 주석이 살던 곳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조용원 조직비서는 “위대한 수령의 체취와 숨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성스러운 터전 위에 당 중앙의 숭고한 인민관이 응축된 세상에 으뜸가는 사회주의 번화가가 솟아올라 크나큰 감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 후 현장에서 “뜻깊은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위대한 수령님의 숨결과 체취가 어려 있는 터전에 일떠선 인민의 호화주택구를 준공하고 보니 수령님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아마도 오늘 우리 수령님께서 자신의 저택이 철거된 대신 그 뜰 안에 애국자, 공로자들의 행복 넘친 보금자리가 마련된 것을 아시면 만족해하실 것”이라며 “한생토록 그처럼 사랑하신 인민을 따뜻이 품어 안으신 것 같아 정말 기뻐하실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는 지난해 3월 착공한 고급 주택 단지다. 주변에 노동당 청사, 만수대 의사당, 인민 문화 궁전, 관사 등 당 관련 주요 시설이 밀집해있다. 북한은 이 단지를 각 부문 노력 혁신자, 공로자, 과학자, 문필가에게 선물로 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곳은 김일성이 쓰던 사저인 5호댁이 있던 장소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6월 “우리 수령님(김일성) 이용하시던 5호댁 자리에 인민을 위한 현대적인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가 일떠서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꽃펴 놨다”고 밝혔다.

5호댁은 김일성이 전후 1950년대 중엽부터 1970년대 주석궁으로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보통문 바로 옆 사저다. 이곳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년과 청년기를 보낸 곳이기도 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된 직후 사저를 철거하고 인근에 대주택단지인 만수대 거리를 건설했다. 그 때 5호댁 터는 비워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 후 지어진 고급 주택은 특권층에게 주어졌다.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소속 리춘희·최성원 책임 방송원들과 노동신문사 동태관 논설위원 등이 입주했다. 리춘희 아나운서는 핵실험과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 주요 도발 소식을 보도해온 인물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평양 내 호화 주택구를 조성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을 실질적으로 지지하는 평양 내 특권 계층을 배려하는 의도”라며 “평양 내에서는 이미 북한 사회에 만연한 계층 분화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부총장은 “4월 위기설 속에서도 ICBM 발사, 향후 열병식을 통해 무력을 과시하면서 내적으로는 애민 지도자 상을 부각시키며 체제 결속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작년 말까지 완공하려고 했던 아파트 단지와 고급 주택들의 준공식들이 김일성의 110회 생일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와 국경 봉쇄 상황 속에서 80층 고층 아파트까지 건설한 것은 놀라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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