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전방 병력-장비 움직임 이례적 급증… 전투기 훈련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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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3월 동계훈련 후엔 소강국면
“韓 정권교체기 주의 분산시킨 후… 핵실험-ICBM 기습 도발 가능성”

북한이 공개한 ‘화성-17형’ 미사일 발사 영상 갈무리. 뉴스1
북한이 공개한 ‘화성-17형’ 미사일 발사 영상 갈무리. 뉴스1
최근 전방지역을 중심으로 비행훈련을 비롯한 북한군의 병력·장비 움직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준비 징후에 이은 정권 교체기를 겨냥한 도발 준비 정황일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비롯한 전방지역을 중심으로 북한군의 병력과 장비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투기 등을 동원한 비행훈련도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북한군은 3월 말 동계훈련이 끝나면 활동이 소강 국면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군은 일련의 움직임을 특이 동향으로 보고 정찰자산을 증강해 감시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군이 비무장지대(DMZ) 백마고지 일대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 병력을 철수시킨 것도 이런 징후들이 최전방에서의 기습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철 합참의장(공군 대장)도 최근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예측불허의 도발은 없다. 모든 가능한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군 안팎에선 한국의 정권 교체기를 노린 긴장 고조용 술책으로 보고 있다. 동시다발적 도발 징후를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우리 군의 주의를 분산시킨 뒤 기습적으로 핵실험·ICBM 발사를 하거나 재래식 무력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8일 미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랩스’가 7일 오전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김일성광장에 수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이 빨간 꽃을 들고 있는 듯 붉은 물결을 이뤘고 노란색으로 ‘일심단결’ 문구와 노동당 로고가 카드섹션으로 펼쳐진 모습이 포착됐다. 군중 규모 등을 볼 때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기념해 개최할 것으로 보이는 퍼레이드 연습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 미림비행장에선 25일 인민군 창건 기념일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열병식 준비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3번 갱도에 입구를 건설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복구 작업도 상당히 진척됐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위원이 6일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3번 갱도 입구로 보이는 형태가 명확하게 드러났고, 근처에 새 토사 더미도 포착됐다. 3일엔 갱도 입구의 눈이 치워졌고 입구에서 토사 더미로 이어진 도로가 평탄화된 장면이 촬영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핵실험#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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