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흥사터 초석’ 논란에 靑 “文대통령 불교 존중 한결 같다”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7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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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의 절 터(법흥사터 추정)를 찾아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4.5/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의 절 터(법흥사터 추정)를 찾아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4.5/뉴스1 © News1
청와대는 7일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산행 도중 법흥사터 초석에 걸터앉은 것으로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 존중은 한결같다”며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브리핑 없는 대통령 이야기’ 45번째 글을 통해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저 뒷산 부처님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꼭 공개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7년 임기 초 어느 날 참모회의에서 대통령 관저 뒷산에 있는 석불좌상을 언급하며 “이 부처님께서 꼭 경주 남산에 계시다가 어떤 연유로인지 지금 이 자리에 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강점기에 한 유지가 경주 남산에서 부처님을 모셔왔는데 그 집에 들른 총독이 부처님에 대한 관심을 표하자 이 유지가 총독 관저에 부처님 불상을 옮겼고, 해방 후 총독은 이 불상을 일본으로 모셔 가려 했으나 우리 국민의 눈이 무서워 그대로 두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문화재청과 불교계 등과 협의해 조사해볼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불교계의 의견과 참여가 아주 중요하다”며 “만약 조사와 심의 결과 ‘경주 남산의 부처님이 맞다’는 결론이 나서 경주로 모셔가야 한다는 제안이 생기더라도 불교계 의견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예견대로 해당 석불이 조사 결과 경주에 있다가 청와대 경내로 옮겨진 신라시대 석불좌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이 석불은 지난 2018년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라는 이름을 얻고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제1977호)로 승격됐다.

이후 경주 지역 문화계에서는 불상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문헌과 과학조사 결과로는 석불의 정확한 원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청와대 경내 현 위치에 유지·보존해달라는 조계종 측의 요구도 있어 청와대는 불상 이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수석이 이같은 과거 일화를 밝힌 것은 최근 문 대통령이 산행 도중 법흥사터 주춧돌에 걸터앉았던 것을 두고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적에 대한 인식이 가볍다’는 논란이 일어난 것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5일 문 대통령은 참모들과 북악산 남측면을 산행하며 법흥사터를 지났다. 오랫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된 탓에 폐허가 된 법흥사터는 현재 주춧돌만 남은 상태다.

문화재청은 법흥사터 초석이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그와 별개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불교계 문화유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법흥사터에서도 “체계적인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기록을 고증하고 그 역사를 불교계와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북악산 산행을 마치고 청와대 경내 관저 뒤편 석조여래좌상을 찾아 예를 표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북악산 산행을 마치고 청와대 경내 관저 뒤편 석조여래좌상을 찾아 예를 표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박 수석은 아울러 당시 산행을 마친 후 문 대통령 부부와 참모진이 청와대 관저 뒤편 석불좌상을 다시 찾아 합장하고 예를 올렸다며 현장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법흥사터 초석에 앉은 것이 적절치 않았다는 보도 내용에 난감해하며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재차 관저 뒤편 석불을 언급하고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그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그때 문화재청장께서 알겠다고 했는데 그후 진척이 없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 부처님을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됐는데 이 역시도 부처님의 가피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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