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우조선 사장직, 새 정부가 눈독 들일 자리 아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3월 31일 14시 41분


인수위의 “알박기 인사 몰염치” 비판에 반박

청와대 전경. © News1
청와대 전경. © News1
청와대는 3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비판한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는)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인수위가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창이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을 비판하며 감사원에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전한 것에 대한 입장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잦아드는 듯했던 신구 권력의 갈등이 다시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신혜현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선임에 대해 인수위가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며 비난했기에 말씀드린다”며 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창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 선임된 건 ‘알박기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신 부대변인은 문제를 제기한 인수위를 향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대표를 선출하는 무리수를 강행했다”며 “외형상 민간기업의 이사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한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앞서 부실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55.7% 보유한 KDB산업은행에 ‘유관기관에 대한 현 정부 임기 말 인사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두 차례 내려 보냈다. 인수위는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달 28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에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인 박두선 조선소장이 선임됐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정권이양기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부실 공기업에 비상식적인 인사가 강행된 건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며 “해당 사안이 감사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 요건 검토와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5년 전 취임하기 전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며 “특히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지목된 인사를 임명한 것은 단순히 상식과 관행을 벗어난 수준을 넘어서 관리감독 기관인 금융위의 지침을 무시한 직권남용 소지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