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한은 총재 지명, 10분 전 전화와 웃었다…이게 협의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하면서 윤 당선인 측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청와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 기자실에서 한은 총재 인선에 대해 “(인선) 발표하기 10분 전에 (청와대에서) 전화 와서 발표하겠다고 하길래 웃었다”며 “일방적으로 발표하시려면 그건 마음이니까 마음대로 하시라. 저희는 그런 분 추천하고 동의한 적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실장은 청와대의 설명은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밖에 안된다”며 “정식으로 당선인에게 추천을 요청하고 (당선인이) 수락하겠다고 하면 추천하는 상호 간 협의나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자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이 국장이 어떠냐고 (청와대가) 물었고 괜찮은 분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안 좋은 분이라고 그렇게 말하겠나”라고 의례적인 반응이었음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어 청와대의 모순된 반응에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조건 없이 만나자고 하면서도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하는 건 공개적으로 청와대에서 반대했다”며 “만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진정성 있게 저희들한테 대해 달라는 생각이 든다. 참 안타깝다. 우리한테 왜 이러나”라고 토로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답하기 곤란하지만,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당선인 대변인실 측은 즉각 공지문을 통해 “한국은행 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