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비정, 선박 쫓아 NLL 침범… 경고사격에 퇴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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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날… NLL 침범은 6년만
당국 “선박 귀순의사 없으면 北 송환”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북한 선박을 쫓아 남하하던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북한 경비정은 “선박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했지만 군은 이를 거부하고 북한 선박을 나포(拿捕)해 조사 중이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건 201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 브리핑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9시 34분경 10여 m 길이의 북한 철제 선박 1척이 백령도 동쪽 10km 인근 해상에서 NLL을 침범했다. 이 선박을 쫓던 북한 경비정이 NLL로 접근하자 군은 경고통신을 했다. 경비정은 “우리 선박이 항로 착오로 넘어갔으니 즉각 돌려보내라. 거부하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귀측에 있다”고 우리를 겨냥해 경고통신을 수차례 했다. 하지만 당시 선박에 승선한 7명 중 6명이 군복 차림인 걸 확인한 군은 북측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군 입장에선 대선 전날 NLL을 침범한 북한 선박을 조사 없이 돌려보낼 경우 생길 부담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뒤따라온 북한 경비정이 9시 49분경 NLL을 침범하자 해군 참수리 고속정이 40mm 함포 3발로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NLL 이남 1km까지 진입했던 경비정은 퇴각했다. 경비정이 남측 수역에 머문 시간은 7분가량이었다. 군은 선박을 수색한 뒤 “상황 확인이 끝나는 대로 통보하겠다”고 북한에 통지문을 두 차례 보냈다.

선박에 탑승한 인원들은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선박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없었다. 이들은 나포된 뒤 “이삿짐을 나르다 항로를 착오했다”고 진술하며 북송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공 혐의점 등을 조사 중인 군과 관계 당국은 귀순 의사가 없다고 확인되면 이들을 북측에 송환할 예정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경비정#선박#nll 침범#경고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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