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를 끝내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움직임이 가벼워지고 날렵해지고 있다. 지지율 2~3%대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팎으로 거품을 빼고 쇄신 승부수를 던지는 중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심 후보는 지난 17일부터 대선 활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Δ외부보다 내부를 되돌아보는 자성모드 Δ날렵해진 홍보 방식 Δ2030 여성 끌어안는 노선 선명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복귀 때도 ‘부족했다’는 말을 강조했던 심 후보는 이날 열린 한국지역언론인 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반성과 쇄신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정의당이 국민께 실망을 크게 드렸다. 반복하지 않겠다. 민주당과의 공조과정에서 실망을 드렸고 총선 이후에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며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했다.
또 “작은 권력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양당과 대중이) 똑같이 평가하고 책임을 묻는 데에 대해 억울했던 것 같다. 다른 당, 남 탓하고 했던 것 같다”며 “우리 사회에 대변되지 않고 있는 불평등 계곡에서 고통받는 시민들 곁에서 그분과 함께 주류가 되기 위한 노력을 헌신적으로 해야 되지 않나, 그것이 이번에 크게 성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불평등 계곡에서 고통받는 시민’의 타깃을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 여성들과 비주류 노동자로 명확히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칩거를 끝내기 바로 전날 찾아간 첫 일정이 광주 붕괴사고 현장이었고, 복귀 이후 ‘현대산업개발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간 것이 이에 해당한다.
심 후보는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서도 “정의당은 페미니즘 정당”이라며 젠더 갈등이 극심한 현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의당이 페미 정당’이냐는 질문을 긍정하면서 “정의당의 페미는 여성과 성 소수자 그리고 모든 시민이 존중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페미당 프레임 논란에 휩싸였던 정의당이었기에, 심 후보의 포석은 오히려 정면에서 ‘페미니즘’을 끌어올려 선명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심 후보는 선대위를 개편하면서 장혜영 의원을 자신의 오른편인 비서실장 자리에 앉혔다.
보다 명확해진 방향 설정과 함께 선대위 홍보 방식 또한 젊고 가벼워지고 있다. 심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온 조명 아래에서 체인 목걸이를 걸고 선글라스를 낀 채 힙합 스타일의 포즈를 하는 모습을 올리면서 “지난 주말, 대선 온라인 광고를 촬영했다. 홍보팀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그 결과…”라는 글을 올렸다.
아울러 이미지 없는 한두 줄의 짧은 메시지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윤 후보를 비롯해 메시지 간소화 흐름에도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서 심 후보는 2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 간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 직접 참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심 후보 핵심 관계자는 “심 후보는 원래 물불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최근 선대위 쇄신 이후에 심 후보도 민첩하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며 “아직은 여론조사 상 지지율이 확 바뀌지 않고 있지만 TV토론 등에서 심 후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기회를 보인다면 얼마든지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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