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 사령관 “한국 군사력, 솔직히 많이 뒤처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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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5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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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된 전략기획지침을 여태까지…北·中 위협은 진화”
“文 종전선언 뭘 얻으려는지 의문…더이상 유엔사 필요 없단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지난 7월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의 군사적 역량이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 ‘워싱턴 톡’에 출연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며 “이것은 솔직히 많이 뒤쳐져 있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군은 고체연료 미사일을 계속 실험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과 주한미군 또 일본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고체연료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미사일을 지하에 숨길 수 있고 매우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미사일들은 오래된 70년대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훨씬 더 정확성이 높다. 훨씬 큰 탄두를 탑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달 초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서욱 한국 국방장관이 작전계획을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합의한 것에 대해선 “이것은 이미 오래 전에 시행됐어야 할 일이었다고 본다”며 “이번 합의는 오스틴 장관이 한국 측에 매우 강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작전계획은 2010년 전략기획지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1년이나 됐다. 제가 2018년 11월 한국에 도착했을 때 지금의 작전계획을 상세히 검토했고 2019년 3월 유엔사와 연합사, 주한미군의 사령관으로서 첫 훈련을 하면서 2010년 이후 모든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2019년 여름 이 전략계획지침 갱신에 대한 공식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2019년 미한 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 국방부는 새 전략계획지침에 대한 필요성을 지지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북한의 위협은 진화해 왔다.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향상된 포탄 체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지상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도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것들이다. 그리고 2010년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중국이 그들의 존재감을 크게 늘린 것은 비밀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중국이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사례가 300% 늘었다. 우리는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증가도 목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작전계획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전략계획지침에는 없는 내용이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선 “저의 의문은 종전선언을 하면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며 “종전선언을 성급히 할 경우 전쟁이 끝났으니 1950년 여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고 나면 미끄러운 비탈길이 될 것이다. ‘유엔사는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창설됐는데, 전쟁이 끝났다면 유엔사가 더 이상 필요 없지 않은가?’ 각국이 이런 말을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엔사가 없다면 정전협정이 더 이상 없다는 건데 우리는 비핵화에는 한 발짝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날 북한은 분명히 핵으로 위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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