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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태우 아들 “대통령으로서 공·과 있지만 최고의 아버지였다”

입력 2021-10-31 13:16업데이트 2021-10-3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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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31일 “대통령으로서는 공과 과가 있지만 가족에게는 최고의 아버지였다”며 아버지를 떠나 보낸 심경을 밝혔다.

노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모의 글’을 올려 “대한민국 현대사의 명암과 함께 살아오신 인생, 굴곡 많은 인생을 마감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변호사는 “부친은 군인, 정치인, 대통령을 거쳐 일반시민으로 돌아오자마자 무거운 사법의 심판으로 인해 영어의 몸이 될 수 밖에 없었다”며 “그 후 큰 병을 얻어 긴 시간 병석에 누워 고통스럽게 지냈고, 결국 영광과 상처가 뒤섞인 파란 많은 생을 마감했다. 그것 또한 본인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비워라 그럼 다시 채워준다는 철학으로 평생을 사신 분이었다”며 “그렇게 욕심이 없으셨던 분이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큰 고통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 퇴임후 큰 수모를 당하실 때조차 당신이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씀했다”며 “원망의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국민과 역사에 대한 무한책임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하셨다”라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는 “아버지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희생과 상처를 가슴 아파했다. 5.18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자 했다”며 "대통령 재임 시 희생된 학생, 시민, 노동자, 경찰,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을 안타까워하셨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시대의 과오는 모두 당신이 짊어지고 갈테니 미래세대는 우리 역사를 따뜻한 눈으로 봐주기를 간절히 원하셨다”고 덧붙였다.

노 변호사는 “저희에게 늘 강조하신 신조는 비굴하지 말아라. 그리고 민족 자존심을 지켜라 였다”며 “6.29 선언을 결단하고 대통령 재임 중 그 8개항의 실천을 통해 민주화의 뿌리를 내리고, 민족 자존심을 회복해 북방정책이라는 자주외교를 펼치게 된 것은 이 신조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6.29 선언은 한국 정치는 물론 아버지 개인의 정치 인생의 대전환점이었다”며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본인부터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투철한 의식은 우리 가족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아버지는 평생 자신과 가족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완벽한 분은 아니었다. 허물도 있고 과오도 있으셨다”며 “하지만 자신을 숨기거나 속이지 않으셨다. 당신 스스로를 ‘보통사람’이라고 칭했고 한사람의 위인보다는 여러명 보통사람들의 힘을 더 믿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는 공과 과가 있지만 가족에게는 최고의 아버지였다. 단지 많은 시간을 함께 못나눈 아쉬움이 클 뿐”이라며 “이제 그토록 사랑하던 조국과 가족을 뒤로 하시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고 편하게 쉬시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올렸다.

앞서 노 변호사는 지난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랐다”며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을 전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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