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은 잊어라”…이재명은 지금 이미지 메이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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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6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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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지지자들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지지자들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0.22/뉴스1 © News1
‘사이다’, ‘싸움닭’으로 거친 이미지를 보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웹 자서전’ 연재를 시작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 중도층, 청년·여성층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비호감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웹 자서전을 연재한 것은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드러난 ‘비호감’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자서전 첫 번째 에피소드로 왕복 12㎞의 등·하굣길, 자연에서 개복숭아를 따고 징거미새우 등을 잡아먹어야 했던 가난한 유년시절 소개로 시작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아버지의 화투 도박 때문에 갖고 있던 밭을 날린 후 온 가족이 성남으로 이사했다는 감추고 싶은 가족사도 공개했다.

이 후보는 내년 대선 전까지 총 4개월에 걸쳐 50여회의 웹 자서전을 통해 흙수저, 소년공 등 과거의 ‘인간 이재명’의 삶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높은 중도층과 청년·여성층에 자신의 입체적인 면을 어필할 의도로도 분석된다.

지난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실시한 주요 인물 호감도(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는 답변은 32%인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은 60%에 달했다. 특히 20대(69%), 여성(60%), 무당층(62%), 중도층(61%)의 비호감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겉으로 보이는 이 후보의 모습은 사이다, 싸움닭, 추진력 등으로 대표되는 이미지인데 그 이면의 이재명은 어떤 사람인지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항상 고민이었다”며 “그 와중에 자원봉사자들이 콘텐츠를 제안했고, 이에 따라 웹 자서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전략이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던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벤치마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남긴 방명록. 2021.10.22/뉴스1 © News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남긴 방명록. 2021.10.22/뉴스1 © News1


이 후보는 지난 22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은 후 곧바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사실상 첫 공식 일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권 여사는 이 후보를 향해 “노 전 대통령을 가장 많이 닮았다. 대통령 선거일에 이 후보에게 한 표 찍겠다. 대통령이 돼 다시 봉하마을을 찾아달라”는 덕담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도 “(권 여사가) 노 대통령께서 가시고자 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은 제가 말하는 ‘공정한 세상, 대동 세상, 함께 사는 세상’과 똑같다(고 하셨다)”며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과) 가는 길도 같고, 살아가는 방식도 같고, 생각하는 것도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을 따라 하는 것은 할 수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노무현이라는 입지전적인 인물은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고 이 후보가 ‘제2의 노무현’이 된다거나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 후보는 이 후보만의 삶의 족적,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유권자께서 웹 자서전을 통해 과거 인물들과 이 후보의 공통점, 차이점을 찾으면서 재미를 느끼실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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