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안팎 사과 요구에도… 尹 “전두환 위임 정치 말한 것” 버티기

유성열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21-10-20 20:08수정 2021-10-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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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야권 대선주자들이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발언’과 관련해 TV토론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정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경쟁주자들은 “천박한 역사인식”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파문은 더 확산되는 기류다. 하지만 이날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진 않았다.

● “5공 독재 수호하나” vs “위임정치 잘했다 한 것”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 지역 TV토론회에서 “호남 분들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고 한 윤 전 총장의 19일 발언에 대해 “어떻게 그걸 빼고 전두환 정권을 평가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5공을 수호하고 독재를 수호하는 것 아닌가”라며 “혹시 윤 후보께서 ‘내가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은 “(내가 잘했다고 한) 정치는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서 맡기는 ‘위임의 정치’”라며 “그런 식으로 곡해해서 계속 말하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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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홍준표 의원이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고 공격하자 “지난번 대선 때 박정희, 전두환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으셨나”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토론에 앞서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라고 해명했고, 대구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전 전 대통령이) 김재익 씨(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를 가리켜서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했다. 그런 위임의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을 편안히 모시라는 방법이라고 한 것”이라고 적극 설명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사과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는 것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조속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쟁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본인의 역사 인식과 어떤 인식의 천박함을 나타내는 망언”이라며 “국민에게 처절한 마음으로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캠프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광주에 내려가서 사과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참모진들이 말씀드려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 방문 중 기자들이 ‘광주를 찾아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게 제가 무슨, 그걸 가지고 호남인들을 화내게 하려고 한 얘기도 아니고”라고만 했다.

● 與 “대선후보직 사퇴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맹폭을 퍼부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완용이 나라는 팔아먹은 것을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며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정치관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과 쌍둥이처럼 닮아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의원은 “박정희도 군사 쿠데타만 빼면, 이명박도 BBK 사건을 빼면, 박근혜도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사건을 빼면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광주·전남·전북 국회의원 25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도 생존 중인 5·18 피해자와 가족들, 상식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망언”이라며 “윤 후보는 즉각 호남 폄훼와 국민을 우롱하는 망나니적 망언에 대해 사죄하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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