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비난 ‘언론법’, 새벽4시 단독처리한 與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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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법사위서 野퇴장 속 강행, 사립학교 자율 침해 사학법도 통과
30일 본회의도 ‘입법 폭주’ 이어질듯… 美기자협회 “기자 자가검열 초래”
日아사히신문 “언론 압박” 비판 사설… 美국무부 “언론자유, 민주사회 근본”

‘언론재갈법’ 단독처리후 자축하는 與의원들 25일 오전 3시 54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야당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학계, 국제언론단체 모두 언론중재법에 
반대하고 있지만 처리 직후 여당 의원들은 웃으며 자축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김영배 김용민 김승원 의원의 모습. 김남국 의원은 
김영배 의원과 주먹 인사를 나누는 박주민 의원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언론재갈법’ 단독처리후 자축하는 與의원들 25일 오전 3시 54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야당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학계, 국제언론단체 모두 언론중재법에 반대하고 있지만 처리 직후 여당 의원들은 웃으며 자축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김영배 김용민 김승원 의원의 모습. 김남국 의원은 김영배 의원과 주먹 인사를 나누는 박주민 의원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폭주에 대해 해외에서도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서울외신기자클럽에 이어 미국기자협회가 언론중재법에 대해 “기자들에게 자가 검열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했고, 일본 아사히신문도 사설을 통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비판에 귀를 닫은 민주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5일 오전 3시 54분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속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날 0시 39분 일방적인 법사위 차수 변경을 통해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의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 간사인 윤한홍 의원이 “해당 상임위에서 토론도 안 하고 날치기로 올라온 걸 이 시간에 의결하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개의치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시경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 자유 말살법”이라며 퇴장한 뒤로 ‘나 홀로 심사’를 이어갔다. 오전 2시경부터 시작된 언론중재법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학계, 시민단체 등이 지적한 독소 조항을 오히려 더 강화했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의 조건을 규정한 ‘명백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 조작 보도’ 조문에서 ‘명백한’을 삭제했다. 고의 또는 중과실로 추정되는 보도의 범위를 넓혀 비판적 보도를 차단할 수 있는 대상을 더욱 확대한 것. 2시간여 동안 ‘자문자답’식 심사를 마친 민주당은 결국 오전 4시경 단독으로 언론중재법을 처리했고 박주민 법사위원장 직무대리를 포함한 여당 의원들은 자축의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처리 전 사립학교 운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다만 법사위에 이어 본회의까지 몰아붙이려던 민주당의 계획은 닷새 미뤄졌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임위 심사 후 1일이 지나지 않으면 본회의 상정이 불가능하다”는 야당의 반발을 받아들이면서 이날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여야가 30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해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폭주 ‘D데이’는 30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폭주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사이 해외에서는 우려와 비판이 계속됐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이날 ‘한국의 법 개정, 언론 압박은 허용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언론 자유에 관계되는 문제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여야 사이 논의를 다 해서 국민의 납득을 얻지 못하면 독선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24일(현지 시간) 언론중재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언론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와 정보에의 접근은 번영하고 안정적인 민주사회의 근본”이라고 했다. 미국기자협회 댄 큐비스케 공동의장은 “이런 종류의 법은 기자들에게 자가 검열을 하게 만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법안이 통과되는 첫 사례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워싱턴=유승진 특파원 promotion@donga.com



#해외서도 비난#언론법#단독처리#입법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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